외교부

안녕하십니까. 저는 최근 인도 여행 중 생사의 기로에 놓이셨던 저의 아버지를 대신하여, 벅차오르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이 글을 올립니다.

당시 아버지께서는 인도 보드가야에 계셨는데, 갑자기 심한 복통과 함께 하혈을 하셨습니다. 들어보니 보드가야 현지 의료 시설이 워낙 열악해서 원인 파악도 어렵고, 무조건 큰 병원이 있는 뉴델리로 가야 한다더군요. 하지만 출혈 때문에 기력은 없으시고, 그 몸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니... 가족들 모두 눈앞이 캄캄하고 정말 막막했습니다.

그때 주인도대사관 신원호 영사님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한국에 있는 저희나 현지에 계신 아버지나 너무 당황해서 우왕좌왕하고 있었는데, 영사님께서 전화기 너머로 굉장히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해 주셨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돕겠습니다"라고 딱 중심을 잡아주시는 목소리를 들으니 그제야 마음이 좀 놓였습니다.

일처리는 정말 빠르고 침착하셔서 저희 아버지 계신 숙소랑 연락해서 현지 동행인 바로 붙여주시고, 거동 힘든 아버지가 휠체어 타고 비행기 타실 수 있게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주셨습니다. 덕분에 아버지는 무사히 뉴델리까지 이동하실 수 있었습니다.

뉴델리 공항 도착하니 대사관 직원분들이랑 앰뷸런스가 대기하고 있었고, 바로 프리머스(Primus) 병원으로 입원시켜 주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사한 건, 아버지를 모시러 제 친형이 급하게 인도로 들어가야 했는데 그 과정도 세심하게 챙겨주신 점입니다. 비자 문제나 입국 절차가 복잡할까 봐 걱정했는데, 영사님이 형이 최대한 빨리 들어가서 아버지를 만날 수 있게 가이드를 잘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형이 빠르게 현지에 도착해서 아버지를 케어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한국에서 치료받고 싶다는 저희 의견 존중해 주셔서 대한항공이랑 협조해 귀국편 마련해 주셨고, 지금 아버지는 한국에서 잘 치료받고 건강을 되찾아 가고 계십니다.

감히 단언컨대, 신원호 영사님의 침착한 가이드와 헌신적인 조치가 없었다면 아버지는 골든타임을 놓치셨을 겁니다. 단순히 한 명의 국민을 구한 것을 넘어, 타지에서 고통받는 자국민을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주신 신원호 영사님, 당신은 저희 가족의 영원한 은인이십니다.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희 가족에게 평생 잊지 못할 도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